Software Edu Fest 2017에 다녀오다

전세계가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지금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코딩이 조국의 미래라고 선언했다. 영국은 5세부터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게 한다. 또한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CS 교육을 포함시키고 체계화하여, 매년 SW에 전문적인 고등학교 졸업생 1만 명을 배출하고 있다.

UK's Software Education

영국의 소프트웨어 교육 (출처: 한국과학창의재단)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중학교에서 SW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영수 중심으로 대학을 가는 실정 때문에 제대로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나는 운이 좋게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컴퓨터를 배울 수 있었지만, 그럴 수 없는 학생들이 많다는 걸 안다. 정보 교육을 배울지 말지는 중고등학교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중고등학교에서 정보교과군 이수율은 2006년 38.1%에서 2012년 6.9%까지 떨어졌다. 이런 실정의 SW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지난 4월 1일에 열렸다. 바로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oftware Edu Fest이다. 다양한 연령층,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여 SW 교육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행사였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고, 1부에는 다 함께, 2부에는 트랙 A, B, C, D로 나누어져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트랙마다 테마가 있는데 나는 A.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쭉 들었다. 모든 세션이 다 흥미롭고 멋졌지만, 그중에서도 나에게 와닿았던 세션 두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1. 로봇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로봇 공학자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세션은 데니스홍 교수님의 소프트웨어로 변화하는 미래와 그 준비의 필요성이다. 컴퓨터 화면에서만 보던 데니스홍 교수님을 직접 보다니 그 존재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교수님의 키노트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이 개발한 로봇들의 무용담들을 쭉 들려주실 땐, 교수님이 자식 자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Dennis Hong

데니스홍 교수

마지막으로 소개해주신 로봇은 재난 구조 로봇 경진 대회에 나간 로봇이었는데, 교수님의 로봇이 고군분투하던 장면들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 미션 하나 하나 완수해나갈 때마다 ‘미션 넘버 원! 클리어!’ 하며 외치던 교수님의 목소리는 더더욱 잊히지 않는다. 이 강연의 백미는 가장 마지막 부분이다. 미션 세 개를 완수하고, 마지막 하나만을 남겨둔 교수님 팀의 로봇. 그러나 로봇이 흔들리다가 무너지듯 넘어지고, 그만 부서지고 만다. 이 순간 교수님은 넘어져야만 배울 수 있음을 역설한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않는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습니다.
모든 로봇은 넘어지고 부서집니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서는 거죠.

데니스홍 교수님의 열정이 기억에 선명히 남았다.

2. 데이터를 통해 실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자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세션은 김규호 교수님의 생활 속 데이터 이야기이다. 언론에서 밸브의 신이라고 불리는 교수님은 온갖 데이터를 수집하여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분이다. 그 시작은 겨울만 되면 유독 추운 방이었다. 이 방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밸브를 제어하는 장치를 직접 만들고.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난방 시스템의 큰 비효율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후부터 센서와 아두이노를 이용해 온갖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온습도는 물론이고 이산화탄소 농도, 미세먼지 농도, 실시간 전력, 방사능까지. 이런 데이터를 가지고 무수히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교수님은 믿는다.

Kim Gyuho

김규호 교수님 (출처: 블로터)

김규호 교수님의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데이터마이닝, 인공지능 같은 것들이 지금 난리지만 당장 내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김 교수님은 그 소용을 스스로 만드는 분이다.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에 대해 고민하는 실행력이야말로 이 분의 무기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도 당장 아두이노랑 센서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 결론

이 행사는 SW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끈질기게 도전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두 강연 밖에 소개하지 못했지만 모든 세션이 단순한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닌, 통찰과 열정을 퍼뜨리는 강연들이었다. 불타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나도 의지를 불태우는 기회가 되었다. 내년에 또 참가하고 싶다.